직장에서 가장 많이 돕는 사람이 성과 최하위와 최상위에 동시에 이름을 올린다

회사에서 남을 자주 돕는 사람은 좋은 동료로 불립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업무가 밀리기 시작하면 이런 의문이 생깁니다. 남을 챙기는 동안 내 성과만 깎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애덤 그랜트가 《기브 앤 테이크》에서 소개한 엔지니어 160명 연구는 이 통념을 흥미롭게 뒤집습니다. 성과가 가장 낮은 사람도, 가장 높은 사람도 남을 먼저 돕는 ‘기버’였습니다. 도움 자체만으로는 성공과 실패를 설명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같은 기버인데 결과가 다른 이유

그랜트는 사람의 상호작용 방식을 세 가지로 나눕니다. 기버는 받은 것보다 더 많이 주려고 하고, 테이커는 자신의 몫을 먼저 챙깁니다. 매처는 도움을 주고받는 균형을 중시합니다.
그러나 기버라고 해서 모두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지는 않습니다. 성과가 낮은 기버는 부탁이 들어올 때마다 자기 일을 멈추거나, 감당할 수 없는 요청까지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친절을 거절할 수 없는 의무처럼 여기면 시간과 집중력이 먼저 고갈됩니다.

그렇다고 해답이 남을 덜 돕는 데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도움을 완전히 끊으면 동료의 신뢰를 얻고 협업의 기회를 넓힐 가능성도 함께 줄어듭니다. 조직에서 성과는 혼자 처리한 업무량만이 아니라, 지식과 기회가 오가는 관계 속에서도 만들어집니다.
문제는 돕는 마음이 아니라 모든 부탁에 즉시 응답하는 습관입니다. 요청의 중요도와 자신의 여유를 살피지 않은 채 반응하면, 타인의 긴급한 일이 계속해서 내 중요한 일을 밀어내게 됩니다.
성공한 기버는 경계를 세웁니다

성공한 기버는 타인의 이익과 자신의 이익을 함께 고려합니다. 무조건 희생하는 대신 자신이 잘할 수 있고 상대에게도 효과가 큰 도움을 선택합니다. 같은 시간을 쓰더라도 강점이 맞는 문제에 집중하면 도움의 가치가 커지고 부담은 줄어듭니다.
도움을 주는 시간도 설계할 수 있습니다. 질문을 받을 때마다 흐름을 끊는 대신 일정한 시간에 모아 답하거나, 지금 맡기 어려운 부탁에는 가능한 범위를 분명히 알리는 방식입니다. 거절은 관계를 끊는 선언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협력을 위한 조정이 될 수 있습니다.

후배의 질문이 올 때마다 하던 일을 멈추고 있지는 않은지, 부탁을 거절하면 나쁜 사람으로 보일까 불안해지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좋은 동료가 되는 것과 늘 이용 가능한 사람이 되는 것은 같은 뜻이 아닙니다.
자신의 집중 시간과 책임질 업무를 지켜야 도움도 오래 이어집니다. 남을 외면하지 않으면서 내 몫을 지키는 태도는 이기심이 아니라, 소진되지 않고 기여하기 위한 현실적인 기술입니다.

기브 앤 테이크 · 애덤 그랜트
애덤 그랜트의 《기브 앤 테이크》는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성과 차이를 추적하며, 선한 사람이 소진되지 않고 성공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살펴봅니다. 도움을 줄 것인가 말 것인가보다, 누구에게 언제 어떤 방식으로 줄 것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